어떤 약을 먹다보면 부작용이 항상 따라온다. 내가 원하는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약인데 원하지 않는 것들이 따라오는 것이다. 부작용 이라는 말의 의미는 아래와 같다.
주로 부작용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한자를 보면 아닐 부 자가 아니라 버금 부(副)자를 쓴다. 옆의 작용이라는 뜻이다. 물론 부작용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고, 그런 작용을 알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지속적으로 높아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약을 먹으면서 시작된 전신의 가려움증이 있다고 한다. 피부과를 가서 약을 먹어도 증상이 그때 좀 가라앉는 정도고 계속 심해져서 부신피질 호르몬제(스테로이드의 일종)을 먹는데도 영 낫질 않는다고 한다. 피부가 가려운 일이야 어떤 원인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최근 황사 때문에 먼지가 많아져서일수도 있고, 봄철 건조함 때문일 수도, 땀이 많은 사람이라면 최근 올라간 기온때문에 땀이 작용한 걸수도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환자는 콜레스테롤 약을 먹기 시작한 시점과 가려움이 생긴 시점이 비슷했다.
나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콜레스테롤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닐까 싶어 관련 정보를 검색해봤다.
약학정보원에 들어가면 우리나라에서 판매중인 거의 모든 약의 정보 - 약물 용량, 사용법, 부작용, 금기사항 등 을 알 수 있다. 내가 확실히 아는 내용이 아니면 잘못 전달하는 것보단 그때그때 찾아보고 말해주는 것이 더 좋다. 약물의 일반적인 특성이나 부작용 등은 보통 외우고 있다. 하지만 드문 경우나, 부작용 가능성이 의심될 땐 찾아보는 게 낫다.
검색을 해서 보면, 스타틴이라는 약물 성분명을 검색하니 여러 회사의 제품이 나온다. 스타틴이라는 큰 물질 계열 안에 세부 제품이 나뉘고, 같은 세부제품 안에서도 제조 회사에 따라서도 나뉜다. 잘 보고 선택하면 된다.
부작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보통 내용은 중요한 순서로 되어 있다. 금기사항 등이 먼저 제시되고, 부작용 중에서도 중대한 부작용 - 사망이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내용들이 먼저다. 뒤로 갈수록 빈도가 낮거나 중대하지 않은 영향에 대해서 기록되어 있다. ) 가려움증도 포함되어 있다. 자주 일어나진 않는 부작용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 분에게는 일단 약을 끊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0.1~1% 사이의 부작용이라서 드문 일이고, 다른 원인일 확률이 더 높지만, 고지혈증 치료가 현재 아주 급한 상황은 아니니(오늘 측정결과는 낮은 편이라 걱정할 만한 단계가 아니었다. 경계치정도) 약을 끊은 뒤에 가려움증이 나아진다면 약에 의한 효과였을 수 있으니 결과를 보자고 했다.
물론 1%의 빈도로 나타나는 부작용인데, 이게 맞다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닐 확률이 99% 인 셈이다. 하지만 고지혈증 약을 끊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니, 끊어보고 그래도 가려움증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보면서 고지혈증 약을 다시 복용하면 되는 것이다.
의학적 판단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서도 환자에게 이 약이 효과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임상실험1~4상)를 반복하여 충분한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치료효과의 정도, 부작용의 종류와 심각성 등이 발견되는데, 특히 부작용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수 년 동안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서 약물 사용을 중단한 경우에도 부작용이 생길 수는 있다. 따라서 어떤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 효과와 부작용의 크기를 비교하여 저울질하는 것은 중요하다.
환자들은 의사들의 판단을 듣고, 그것을 수식처럼 기계적인 절차에 의해 도출된 결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약을 쓰다가 바꾸거나, 중단하거나,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기도 한다. 충분한 설명, 환자에게 맞는 설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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