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 요새 대세다. 플라스틱, 탄소배출, 친환경에너지 등등.
생각없이 이대로 쓴다면 지구가 정말 곧 큰 재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인해 시작된 여러 규제와 정책들이 우리 생활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수 년 내로 매장에서 없애버리고, 리유저블 컵을 보증금 형태로 판매한다고 한다. 음료를 4000원 주고 사고, 리유저블 컵을 1000원에 판매하는 식. 나중에 컵을 돌려주면 환급해주는 방식일 것 같다. 플라스틱 사용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기업에서도 ESG 경영이 최신 트렌드인 것 같다. 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 governance 를 뜻하는 ESG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예전에는 싸고 질 좋은 제품이 좋은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친환경적으로 생산되고, 사회환원에 기여하고, 회사 지배구조가 깨끗하고 경영진의 인간성이 좋은 기업 제품이 각광받는다.
나 또한 가능한 한 선에서 친환경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리유저블 컵을 들고 다니고, 분리수거도 좀 더 신경써서 한다. 배달 음식에 일회용 수저는 제외하고 받는다.
이번에는 아파트 현관에 붙은 공고를 봤다. 태양광 패널 설치 사업.
서울시에서 주택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주고, 대부분의 설치비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로 발전을 해서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의 일부를 태양광으로 조달하는 것이다. 당연히 태양광으로 발전하는 만큼 다른 연료 발전이 줄어들어 환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인지, 그로 인한 부수적 비용은 얼만큼인지 정도다.
2021년 서울시 태양광 지원센터
[개인 정보 수집 이용 약관] 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 보호법 제 15조 1항, 정보 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22조에 따라 아래의 내용에 대하여 고객님의 동의
2020solar.kr
서울시 태양광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50여 만원의 설치, 제품 비용 중 대부분을 지원해줘서 나는 6만원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아래는 태양광 지원사업 안내. 선착순으로 보조금이 마감되니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긴 하겠다.
태양광 에너지는 태양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맑은 날, 그리고 고도가 적당한 계절에 효율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패널로 발생된 에너지를 집안 콘센트로 연결하여 집안에 전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발전 효과는 어떤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다른것 같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누진세를 내지 않는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88.3 원이고 200kWh 가 넘는 경우 누진세 구간 1 요금을 적용받는데, 이 때는 182.9원 정도다. 한 달에 60kWh 발전해도 대략 5000원에서 많으면 10000원 선이다.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지원금을 포함해서 사용자는 6만원 설치비를 1년 내로 뽑는다 치고, 그 이후 연6~12만원 사이의 전기요금이 절감된다.
환경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는 좀 다를 것 같다. 아래 설명처럼 300W 짜리 패널 1개가 소나무 2.5 그루를 심은 정도의 탄소배출량 감량에 도움을 주고 패널 1개가 경유차 1/14대 분의 초미세먼지를 줄여준다고 한다.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렇게 십시일반 노력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구의 쾌적한 환경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패널은 아래와 같은 제품들인데, 가정용은 대부분 325W 짜리다. 제품 규격을 보면 대략 1.7M 너비에 높이가 1M 정도 된다. 작은 크기는 아니다. 설치는 주로 해가 잘 드는 베란다에 하게 된다.
거실 베란다에 이렇게 설치해준다. 남향에 가까운 집이라 충분한 일조량이 기대된다. 폭이 베란다의 절반정도 차지하는데, 어차피 베란다 난간이 있던 위치라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 정도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사진 뒤편 아파트에는 대부분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패널에서 나온 전기선은 에어컨 실외기가 실내로 들어가는 구멍을 따라 전선을 집어넣어 집안에서 연결한다.
전기 발전량은 어플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어제 밤에는 해가 져서 발전량이 거의 없는 수준.
패널을 설치하고 나니 드는 생각은, 저 패널을 만들고 제작하면서 발생한 탄소의 양과 패널의 가치 대비 이 패널이 앞으로 만들어낼 친환경적 가치가 얼마나 차이날 지 모르겠단 점이다. 물론 정부 지원사업이고, 정부에서 이 태양광 패널이 지속적으로 운영됨으로서 친황경 가치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겠다. 하지만 그 효과를 어떻게 기대하는 지, 그리고 그를 위해 각 가정에서 이 패널을 얼마나 오래 잘 사용해야 하는 지는 모르겠다. 1년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지원금 회수 기간이 5년인 걸 보면, 최소 5년 이상 사용해야 본전은 하는 것 아닐까 싶다.
당연히 친환경이고, 매일 공짜로 뿌려지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드는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실 생활에 적용되고, 이것이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는 데에는 세밀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P.S 난 앞으로 10년 이상 쓰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