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중 안전띠 미착용 30%!!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본 내용이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망의 위험이 높으니 꼭 안전띠를 착용하라는 내용을 언급하고 싶었을 것이다.
헌데, 내용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거나 미착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저 문구에 따르면 안전띠 미착용자는 30%고 나머지 70%는 안전띠를 착용한 사람이다. 안전띠를 착용한 사망자가 두배 넘게 많은 것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당연히 안전띠 착용이 사망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어떤 표현을 할 때,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
가령 교통사고 발생건수 전체에서 안전띠를 착용하는 운전자가 9000명이고, 미착용한 운전자가 1000명이라고 해보자. 이 10,000명의 교통사고 피해자 중 100명이 사망했다고 할 때, 70명이 안전띠 착용, 30명이 안전띠 미착용자라고 하자. 그러면 안전띠를 착용한 사람은 70/9000 = 0.7% 의 확률로 사망, 안전띠 미착용 시 30/1000 = 3.0 % 의 확률로 사망한 셈이다. 안전띠 미착용시 4배 이상의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 하에 본다면 "사망자중 안전띠 미착용 30%" 보다 "안전띠 미착용 시 사망 위험 4배 증가" 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직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표현일 수 있겠다.
통계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로
많이 사용된다. 객관적으로 보여지고, 숫자로 명확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계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해석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악의적으로 상용하기 참 좋은 도구다. 내가 나의 주장을 펼칠 때에도, 남의 주장을 듣고 판단할 때에도 조심해야할 것이다.